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당연히 귀 건강을 의심하게 된다. 청력이 낮아지는 난청과 생소한 소리가 들리는 이명은 대표적인 귀 질환이다. 사실 귀는 소리를 듣는 능력뿐만 아니라 몸의 균형을 담당한다. 즉 어지럼증이 있다면 귀 건강을 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빈혈이나 뇌졸중, 심장질환, 기립성저혈압 등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귀 때문에 어지러울 수 있다는 점을 놓쳐 원인을 모른 채 오래 고생하기 쉽다.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귀의 전정기관 때문이다. 귀는 크게 외이, 중이, 내이로 구분하는데 내이에 있는 전정기관이 우리 몸의 균형과 회전 감각을 유지한다. 전정기관에는 평형반이라는 감각기관이 있고, 이석(耳石)은 이 평형반 위에 위치해 몸의 균형을 잡도록 뇌에 신호를 전달한다. 이석이 떨어지는 이석증이 나타나면 회전감각이 잘못 나타나면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석이 떨어지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환자 수는 증가 추세다. 2015년 30만 9449명에서 2019년 39만 5510명으로 4년 동안 약 28% 늘어났다. 이석증은 자연스럽게 낫기도 하지만 이석이 많이 떨어졌으면 어지럼증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는 회전감이 큰 특징이다.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럼증이 심해지며 30초~1분 이내로 짧게 이어진다.
다행히 이석증은 치료법이 간단하다. 의료진이 환자 머리를 잡고 어지럼증의 원인인 떨어진 이석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정복술이 대표적이다. 다만 재발이 잦은 만큼 어지럼증이 느껴지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기를 권한다. 이석증 외에도 메니에르병으로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짧게 어지러운 이석증과 달리 온종일 나타나며 머리의 움직임과 상관없다. 난청과 이명, 귀가 꽉 찬 듯한 이충만감을 동시에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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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에르병은 달팽이관에 있는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차서 압력이 높아져 평형감각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재발이 잦고 청력까지 잃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초기에는 저주파 음역 소리를 듣기 어렵다가 점점 고음역에서 청력을 잃는다. 50대 이상 중장년과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아 나이 들수록 귀 건강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메니에르병은 내림프액의 당분과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내림프액이 많아지면서 압력이 상승해 급성 발작이 생길 수 있다. 저염식, 금연, 금주, 카페인이 포함된 음식도 피하고 운동이나 열로 인해 수분 손실이 생기면 곧바로 보충한다.
어지럼증은 몸이 힘들다는 것을 알리는 몸의 신호로 잠깐 겪는 빈혈이나 스트레스로 여기고 지나쳤다가 귀 건강을 아예 놓칠 수 있다. 어지럼증을 부정하기보다 내 몸을 재정비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더 건강한 일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만희 소리청보성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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